철학

인위적인 신은 있는가?

팔락 2011. 12. 26. 18:47

종교에 관한 탐구는 어느 것이나 극히 중요하지만 특히 두 질문이 우리의 주목을 끈다. 종교의 기초가 이성에 있는가라는 질문과 종교의 기원이 인간 본성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 데이비드 흄 <종교의 자연사>

 

비종교인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이 받아들이고 있는 가정 중 하나는 신앙이 모욕에 몹시 취약하므로 인간을 대할 때보다 훨씬 높고 두꺼운 존경의 벽을 쌓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인이 된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는 사망하기 얼마 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행한 즉석 연설에서 그것을 아주 잘 표현했다.

 

종교는 .... 신성하거나 성스러운 어떤 개념을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그 의미는 "당신은 이것에 대해 나쁘게 말해서는 안된다. 그냥 그래서는 안된다. 왜 안되느냐고? 그냥 그러면 안되는 거다!"라는 겁니다.

 

누군가 당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투표한다면, 당신은 그에 관해 마음껏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펼칠 논리가 있을 것이고 그 때문에 기분이 상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세금을 올리거나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에 관해 자유로이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는 토요일에는 전등을 켜서는 안 돼"라고 말하면 당신은 "네 의견을 존중해"라고 말할 겁니다.

 

노동당이나 보수당, 공화당이나 민주당, 경제학의 여러 모형들 중 하나, IBM이나 매킨토시를 지지하는 것은 지극히 합당한 일이지만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우주를 누가 창조했는가, 그것이 과연 신성한가에 대해서는 어째서 한 가지 견해만 지녀야 한다는 것인가요?

 

우리는 종교에 도전하는 데 익숙하지 않지만, 도킨스가 그 일을 해낼 때 얼마나 많은 찬사를 받게 될지 아주 흥미롭습니다! 모두가 그 일에 극도로 열광할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은 그런 말을 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그 개념들이 논쟁에 열려 있어서는 안 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우리 사이에 어떤 동의가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말이죠.

--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중에서 

 

어떤 가치가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해서 그것을 생각하는 행위 자체가 불쾌해지면 바로 그떄 그 가치는 '신성한' 가치가 된다.

--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