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세포예정사(apoptosis)

팔락 2011. 9. 1. 16:29

세포자살과 관련된 세포 "스위치" 규명

 

2010년 3월 14일자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에 따르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세포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를 조절하여 결국은 암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포 “스위치”를 콜로라도 대학(University of Colorado) 볼더(Boulder) 캠퍼스 연구팀이 발견하였다. 세포체 수축,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파괴, 염색체 분열(chromosome fragmentation)과 같은 일련의 생화학적 반응을 포함하는 세포 자살 과정인 세포예정사 즉, 세포 사멸(apoptosis)에 대한 한 단계 진보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의 딩 슈(Ding Xue)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상처에 의한 외상성 세포사(traumatic cell death)와 달리, 세포예정사는 동물 성장/발달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여 암, 자가면역성 장애(autoimmune disorder) 등 인간의 질병을 방지하는 역할을 돕는다고 본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슈(Xue) 교수는 말했다.

 

카스파아제(caspase)는 세포 단백질을 자르고 파괴하는 것이 주 임무이기 때문에 세포 사멸을 “실행하는 효소(executioner enzyme)”로 알려져 있는데, 다이서(Dicer)라 불리는 특별한 효소에는 상당히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 연구팀이 발견했다. 카스파아제가 다이서를 쪼갤 때, 다이서를 죽이지 않고 이들의 기능을 바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다이서로 하여금 수 천 개의 유전자를 가지는 나선형 DNA 조각들로 염색체를 분해하게 하여, 세포들을 죽게 한다는 것을 연구팀이 발견하였다. “본 발견은 전적으로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세포사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CU-Boulder)의 분자, 세포, 개발 생물학과 슈(Xue) 교수는 말했다. 본 논문은 3월 12일자 사이언스(Science)지 주요 기사로 실렸다.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의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인 아키히사 나카가와(Akihisa Nakagawa)와 영 사이(Yong Shi), 도쿄 여자 의과대학(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연구원인 에리코 카제-나카다이(Eriko Kage-Nakadai)와 쇼헤이 미타니(Shohei Mitani)가 본 논문을 공동 저술하였다.

 

세포핵으로부터 DNA의 유전적 정보를 전달하여 세포질 내에서 특별한 단백질을 만드는 다이서(Dicer)의 일반적인 기능은, 메신저 RNA 분자에 붙어 있는 RNA 가닥을 작은 조각들로 짤라 그들의 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이라고 슈(Xue)는 설명했다. 하지만, 카스파아제가 다이서와 만나게 되면, RNA를 쪼개는 다이서의 기능이 없어지게 되고, 대신에 DNA가 가득한 염색체를 자르고 파괴하는 능력을 다이서는 가지게 된다. 연구진은 유전학과 생의학 실험에 많이 쓰이는 일반적인 유기체인, 속눈썹 크기의 선충인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이용하여 실험을 수행했다.

 

예쁜꼬마선충의 세포사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세포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고, “비정상적인 세포 사멸”에 의해 유발되는 인간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슈는 설명했다. “RNA를 절단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는 많지만 DNA를 절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 없는 효소들도 많다. 그러나 본 연구는 RNA 절단 효소를 쪼개는 것이 가능하며 DNA 절단 효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연구이다.”라고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의 분자, 세포, 개발 생물학과장(MCD Biology Department Chair)인 톰 블루멘탈(Tom Blumenthal)은 말했다. 블루멘탈은 본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예쁜꼬마선충의 RNA 프로세싱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의 일부분으로, 다이서 효소를 발현하는 예쁜꼬마선충 유전자를 연구진은 “불활성화(knocked out)”시켰다. 이 유전자를 제거하자 세포사멸 과정은 일어나지 않았고, 염색체를 분열시키는 과정이 중단되었다고 슈는 말했다.

 

예쁜꼬마선충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세포예정사의 다섯 단계와 관련된 중요한 여러 유전자들을 연구팀은 식별할 수 있었다. 이 유전자들은 어떤 세포를 죽일 것인지, 세포예정사의 활성화, 세포를 죽이는 과정의 시작, 죽은 세포를 에워싸는 과정, 그리고 세포의 잔해를 없애는 작용들에 대한 시방서(specification, 示方書)를 포함한다고 슈는 설명했다. “우리의 발견은 처음에는 사실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다. 이 결과들은 유전학, 세포 생물학 및 생화학 등 다방면에 걸쳐 발전을 이끌 것이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결론에 도달하였다.”라고 5년 간 본 프로젝트에서 일해 온 슈 박사팀은 말했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발견이며, 본 연구에 사용된 유전자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을 본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연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이것은 넓은 영역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아주 중요한 발견이다.”라고 블루멘탈은 말했다.

 

세포사멸의 실패는 종양 생성의 주원인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세포사멸에 의해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들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있어 세포예정사 과정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절실하다고 많은 생의학 연구자들은 믿는다. 죽음을 유도하는 효소를 생명을 연장하는 효소로 전환할 수 있는 생의학적 잠재력을 이 연구는 제시하고 있다. 슈 연구팀이 이끄는 본 연구는 버로우 웰컴(BWF, Burrounghs Wellcome Fund)사의 지원과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다이서 효소의 기능 변환하는 매커니즘이 예쁜꼬마선충 세포에서 일어난 것처럼 인간 세포에서도 적용되는지에 대해 이 연구팀은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절반의 예쁜꼬마선충 유전자가 인간 유전자 기능과 대응 관계에 있다고 슈(Xue)는 설명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예쁜꼬마선충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는 핵심 생명체이다. 이 선충은 게놈이 완벽하게 밝혀진 최초의 유기체이며, 몸체가 투명하기 때문에 유전학뿐만 아니라 발생생물학(developmental biology)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현미경을 이용하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한 생의학 연구는 2002년, 2006년, 그리고 2008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1. 세포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 細胞豫定死): 아포토시스(apoptosis)라고도 하는 세포예정사는 DNA가 파괴되고 핵이 응축되는 과정에서 죽은 세포가 식세포에 의해 제거되는 경우를 말한다. 발달과정 동안 불필요한 세포나 방사능, 산화에 의해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이다. 정상세포가 p53 단백질을 만드는 반면, DNA 손상이 일어나면 세포주기 G1에서 S시기로의 진행을 억제하여 결국 자멸하는 과정을 택하게 된다. 이 경우 세포예정사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면 암이나 면역결핍증, 자가면역 질병, 신경퇴화성 질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