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대중화와 저질화
< 과학의 대중화와 저질화 >
내가 걱정하는 바는 과학을 전부 재미있고, 장난스럽고, 쉽게 선전하는 바람에
훗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다. 진정한 과학은 어려울 수는 있으나(도전할
만하다는 것이 나은 표현이다) 고전문학 또는 바이얼린 연주처럼 그만큼의 보람이
있는 일이다.
만약 어린이들이 과학이나 다른 여타의 직업이 쉽고 재미있을 거라는 약속을 믿고
입문한 뒤 실체를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대응한단 말인가.
군사동원 공고는 소풍을 약속하지 않는다. 군대는 모든 것을 견딜만한 젊은이를
찾는 것이다. `재미`는 잘못된 신호를 송신하며, 잘못된 이유로 사람들을 과학으로
끌어들일지도 모른다.
인문학 교육도 마찬가지 위험에 지면해 있다. 연속극, 선정적인 신문에 등장하는
여자 연예인들, <텔레토비>를 분석하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을 약속받은 게으른
학생들이 품격 떨어지는 `문화연구`로 유인되고 있다.
과학은 제대로 된 인문학 공부처럼 어렵고 힘들 수도 있지만 역시 인문학만큼 훌륭하다.
과학은 충분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위대한 예술과 마찬가지로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생명 존재 자체의 이유를 탐구하기 위해서 `괴짜`나 재미있는 폭발 같은 장치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계산된 하향평준화는 최악이다.
나는 과학을 사랑한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두려워하거나 과학을
택하면 열정, 예술, 또는 자연의 경이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과학은 우리를 환상으로부터 멀리 떼어내는 게 아니라 새로운 환상을 창조하고 더 큰
활력을 불어넣는다.
-- 리차드 도킨스의 무지개를 풀며 중에서
과학을 쉽게 써야 한다는 것에는 찬성이다. 하지만 너무 쉽게는 안된다.
-- 아인슈타인
다음은 Jeremy Bernstein이라는 유명한 과학 작가이자 물리학자가(시공사에서 나온 <아인슈타인>전기의 저자이다.) 대중매체의 과학오도를 우려하며 쓴 글이다.
"지난 수년간 일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대중과학의 글을 일종의 감각적 도피문학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점증해온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 매우 성공적인 대중 과학 잡지들이 물밀듯이 출현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 정말로 그것들을 읽는데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흔히 그것들이 대중문화를 최악의 상태로 반영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기사들은 피상적이고, 오도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전혀 엉터리여서 궁극적으로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흔히 그 기사는 돌팔이 과학자에 의해서 써지거나 바로 돌팔이 과학자에 관한 것이다.
과학계가 이러한 유형의 현란한 폭로를 계속해서는 유지할 수는 없다. 진정한 의미의 획기적 발전이란 드물며 일반적으로는 이해하기도 매우 어렵다(이러한 발전을 제기하는 사람조차도 처음에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모든 대중 문화적 자극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필연적으로 환멸감과 권태감으로 이끌어간다. 양자역학은 선불교가 아니다. 광자는 의식의 현시를 나타내지 않는다. 상대성이론은 윤리의 상대성 이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창조론은 종의 기원에 대한 경쟁적인 과학이론이 아니다. 진화는 단순한 사색이 아니다. 만일 사람들이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대중과학기사를 읽는다면, 결국에 가서 진정한 과학연구에 대한 일반대중의 지원과 흥미를 상실하는 식으로 종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