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회학

과연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많은 예방주사를 맞고 있나?

팔락 2016. 12. 5. 12:35


과연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많은 예방주사를 맞고 있나?

대답은 No다.

※ 이번 글은 전문의인 스티븐 배럿(Stephen Barrett)과 마크 크리슬립(Mark Crislip)이 사이비의료 퇴치 사이트인 쿽워치(quackwatch.org)에 기고한 백신 관련 글입니다. 원제목은 “Do Children Get Too Many Immunizations?”이며, 과학중심의학연구원에서 번역했습니다.


일부 백신 반대론자들은 ‘백신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백신 접종 숫자는 줄여야 하며 접종 스케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한다. ABC 방송의 TV쇼 “굿모닝 아메리카”에서는 최근 영화배우 제니 매카시(Jenny McCarthy)와 짐 캐리(Jim Carrey)가 출연해서는 백신이 “축적 효과”(cumulative effect)를 낸다는 주장을 홍보했다. 그들은 여러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매카시의 아들을 진단한 소아과 의사인 제이 고든(Jay Gordon)도 특정 백신들을 연기하는 게 좋다는 말을 했다. 이번 글은 “너무 많은 예방접종”에 대한 비판에 왜 어떤 현실적 근거도 결여됐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백신은 소량의 항원(antigen)을 투여하거나, 유전적으로 약화된 세균을 질병을 야기 시키는 그것보다 느린 속도로 짧은 기간 동안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접종된다. 결과적으로 인체는 보호 항체를 만들기에 딱 충분한 정도의 항원에만 노출된다. 병에 걸려서 1~2주 이상 완전한 감염에 노출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자면, B형간염에 감염될 경우 인체는 일주일 동안 시간당 1,100 마이크로그램의 항원에 노출된다. 반면 간염 백신은 인체를 시간당 30 마이크로그램의 항원에 노출시킨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백신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많은 항원 또는 너무 잦은 항원 반응에 의한 것이라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해당 질병에 걸렸을 경우에는 훨씬 더 심한 피해를 입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면역체계의 엄청난 수용력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 홈페이지에 명시된 현재 권장되는 백신 접종 스케줄에 따르면, 만 6세까지 다섯 개의 살아있거나 약화된 유기체를 접종하고, 21개의 다른 항원들을 접종해야 한다. 그리고 7세에서 18세까지는 백신 몇 개가 더 추가된다. 이 목표는 어린 아이들에게 극도로 위험할 수 있는 질병으로부터 아이들을 최대한 일찍 보호하자는 것이다.


항원들에 반응하는 면역체계의 수용능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강력하고 방대하다. 전문가들은 인체가 약 100억 개의 다른 항체들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균 및 다른 외부 물질들에 노출됨으로 인해 사람들은 일생 동안 1백만 개에서 1억 개 정도의 다른 항원들을 생성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생기는 항체는 약 30개에 불과하다. 또한 신생아는 이론적으로 한번에 1만개의 백신에 반응할 수용력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11가지 백신들을 동시에 접종할 경우에도 면역체계는 전체 수용능력의 0.1%만을 사용할 뿐이다.


일상생활에선 백신으로 인한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미생물에 노출된다

인간의 몸엔 약 1천억 개의 박테리아들이 산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보다 10배에서 100배 가량 더 많은 박테리아들이 사는 셈이다. 그리고 그 박테리아의 종류는 1천 가지다. 인간은 박테리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태어나서 수개월에 걸쳐서 엄청난 숫자의 복합적인 박테리아들을 받아들인다. 신생아가 태어나고 첫돌이 될 때 까지 아기들은 부모와 형제자매와 애완동물과 환경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박테리아들에 노출된다. 그로 인해 생기는 항원에 대한 노출이 백신 접종에 의한 그것에 비해 수천 배 더 많다.


물론 우리 인체 내부 생태계에 있는 박테리아의 양은 흙에 있는 박테리아에 비하면 극소수다. 흙에는 수백만 종의 박테리아들이 있으며 물, 애완동물, 공기 등에도 상당수가 있다. 세계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의 종류를 모두 합치면 10억 개 정도다. 바이러스, 효모균, 사상균, 기생충, 진드기 등을 합치면 수백만 가지가 더 추가된다. 이들 미생물은 면역시스템에 의해 제어된다. 각각의 박테리아들은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부위가 여러 군데 있다. 각 미생물에 항체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한 미생물에 대해 얼마나 많은 종류의 항체가 만들어 지는지는 해당 미생물의 복잡성에 따라 다르다. 한 박테리아에 대해 수십 가지의 항체가 생성되는 것도 낯선 일은 아니다. 만약 우리의 몸이 각각의 박테리아 종에 대해서 3종류의 항체를 생성하고, 수백억 개의 미생물들 중 10만개에 대해 3개씩의 항원만을 생성한다고 가정해도 전체 항체의 숫자는 총 30만 가지가 된다. 18세 이전까지 그 항체들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하루 46개의 항체가 생성되는 셈이다. 그런데 표준 어린이 백신 스케줄에 의해 만들어지는 항체는 총 150가지다. 전염병 관련 교과서에 따르면 약 1,300개의 박테리아들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생성되는 잠재적 항체들은 13,000개로, 권장 백신 접종 스케줄로 인해 생기는 그것보다 약 100배 가까이 많다.


최근 수년간 백신 접종의 수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면역계에 가해지는 실질적 부담은 감소했다. 이것은 오늘날의 백신들이 수십년전에 비해 더 스마트하며 더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를테만, 1991년 이전엔 백일해(whooping cough) 백신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항원의 종류는 약 3천개였다. 오늘날 백일해 백신은 5개 이내의 물질들만을 투여한다. 똑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면역계에 주는 부담은 훨씬 적은 셈이다.


2010년 5월에 학술지 Pediatrics(소아과학)에는 백신 접종을 미루는 것이 혜택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이 연구는 다수의 어린이들의 정신적-신경적 기능과 연관된 40여개 변수들을 비교했다. 결론적으로 백신 접종을 덜 한 아이들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혜택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유아기에 적시에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해도 7~10년 뒤에 신경심리학적으로 아무 부작용이 없다. 이 데이터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백신을 너무 빨리 접종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부모들을 안심시켜 줄 수 있다.”


백신을 늦게 접종하는 게 더 해롭다

백신 접종을 연기하면 어린이들이 특정 질병에 취약한 기간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 질병들 중 일부는 여전히 발병되고 있다. 수두, 백일해, 인플루엔자 및 폐렴으로 인해 건강했던 아이들조차도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백신 접종을 늦추거나 백신 중 일부를 빼고 접종하면 역시 병원에 갈 일만 늘어나고, 의료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불편과 스트레스에 더 노출된다.


결론

인생을 살면서 접촉하는 항원 및 미생물들에 비하면 백신 접종 스케줄에 의한 정도는 극도로 미미한 것이다. 백신을 너무 많이 접종한다고 걱정하는 것은,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서 물방울로 인해 몸이 젖을까봐 걱정하는 것과 똑같다.